진행과정 | 필연처럼 이루어진 세번의 만남

오토바이를 타고 달린다는 것은 벽을 허무는 일을 가능케 합니다. 

오토바이에는 우리는 지켜주는 물리적 울타리가 전혀없기 때문입니다.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우면 정신적인 거리 또한 좁혀진다'는 말처럼, 

우리는 낯선곳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던 "차"라는 든든한 장벽에서 

이제는 나와 맨 몸으로 방문하는 국가와 사람을 만납니다.

타국에서 장벽이 없다는 것은 때로는 어려움을 때로는 자유로움을 선사합니다

또한 만나게되는 모든 사람들에게 더 친밀히 다가가게 한다는 점에서 몹시 재미있습니다.

새로운 인연이 유난히도 많았던 지난 8월4일의 만남들을 소개합니다.

처음은 숙소인 Neema Craft에서 시작됩니다. 

아침 식사 및 오늘의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 반가운 언어가 들립니다.

한국에서 휴가를 내고 이곳에 왔다는 한 여행객은 우연히도 저희가 지나온 길을 지났었고, 가야할 길의 일정이 같았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일에 대해서 안내를 한 후 결국 목적지인 다르에스 살람까지 함께하기로 합니다.

두번째 만남은 Iringa에서 오늘의 목적지인 Mikumi로 가는 중에 만나게 됩니다. 

저희는 기풍기라는 산에서 우연히 방송취재를 하고 있는 한 그룹을 보았습니다.

커다란 버스와 함께 무엇인가를 촬영하고 있는 이들과 가는 도중에 눈이 마주칩니다.

이미 속도가 붙은 상황에서 멈출수가 없어 500m 정도 전진하다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져 다시 오토바이를 돌립니다.

다시 만난 이들은 "Bring the world to Jesus" 라는 문구를 새긴 버스로 저희와 같은 구간을 이동하는 중이었습니다.

처음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친밀한 사이처럼 깊은 마음을 나누고 헤어집니다.

아마도 인연이 된다면 우리는 다르에스살람에서 또 만나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그들이 만나는 사람 중에 안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우리를 기억하고 언젠가는 협력을 요청할 것입니다.

우리에겐 이 넓은 탄자니아, 그리고 아프리카 땅에서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한명의 친구를 또 얻게 되었습니다.

세번째 만남은 산을 온지 30분쯤 지났을 무렵입니다.

우리는 반대편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하는 3명의 그룹을 스쳐지나가게 되었습니다.

한달이 넘는 기간동안 아프리카 대륙을 횡단하였지만 오토바이로 여행하는 그룹은 처음 봅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스쳐지나간지 오래라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주행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갑자기 뒷쪽에서 친숙한 오토바이들이 우리를 추월하려고 시도하는 것이 보입니다.

방금 스쳐지나쳤던 오토바이였습니다.

그들도 우리가 무척이나 반가웠던지 가던 방향을 돌려 우리를 따라왔던 것입니다.

그들은 한달간 아프리카 종단 여행을 하려던 자들로, 오늘이 여행의 첫번째 날이었습니다.

우리는 비전케어의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전하고, 그들은 우리에게 오토바이를 정비할 수 있는 곳에 대해 알려주었숩니다.

4,000km를 넘게 주행하면서 마침 정비가 필요했던 시점이었는데, 어쩌면 이렇게 시기적절하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을까요.

오늘 하루에만도 선물같은 인연들을 매우 많이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만남을 통해 인간이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으며, 서로 관계를 만들어가며 살아가야 함을 느낍니다.

아프리카는 한국에 있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먼 곳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또한 평생 나와는 관계가 없는 곳 같게도 느껴집니다.

하지만 인연이라는 것은 내가 모르는 어느 순간 내 옆에 성큼 다가와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지구 한 곳, 아프리카 이 곳에도 이 글을 보시는 분이 알지 못하는 당신의 인연이 있을지 모릅니다.

아프리카에 아름다운 빛을 선물해주세요.

그 곳에서는 당신이 미래에 만나게 될 아름다운 보석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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